어느새 선듯 닥아선 가을은 살며시들어와 머믈고 어제 건너 받은 새빨알갖게 익은 사과에도 가을 향기가 묻어 코끝을 가지르며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를 ..입속으로 흥얼거려본다.. 아련해진 가슴응어리는 스르르 빠져버리네.. 파란 코발트 하늘을 바라보며 잊혀진 이름을 더듬어 보며 굳어있던 손편지도 쓰고 싶고 그리운 친구들에 그립다 말하고 싶어 흐트러진 낙엽위를 오늘도 거닐고 있다.. 누구라도 그대가 되여 받아 주세요........!! 내가 거니는 산책로에는 골자기 개울에서 흘러내리는 오늘따라 가을 소리가 졸졸 냇가에 흐르고 길가 풀섶에서도 서리가 햇빛에 투명하게 반짝이며 가을이 끝자락에 매달려 무르익을때 토실하게 여문 토토리들이 데굴데굴 구르며 발길에 부디친다 지나는 들판에도 갈대와 억새들이 흰손을 높이 들고 ..